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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식이야기43
한 조직의 성원들이 서로 흠 잡기에 몰두해 '집안싸움'의 기미를 보이면
그 조직의 응집력은 와해되고 만다. 그래서 리더는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않는다' 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쓸데없는 소리를 멀리하고
부하들이 마음 놓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역대 왕 중 많은 이들이 부하들의 다툼을 용인하여 국가의 내부 조직이
산산이 부서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광무제는 이런 폐단을 알고 자신을
단속했다.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않았고, 의심가는 사람은 처음부터
쓰지 않았다. 또 위에서 아래에 이르기까지 좋지 않은 풍조의 발생을 막아
조정의 안정을 확보했다.
본래 영천 출신인 풍이는 왕망 말년에 유수에게 투항하여 주부가 되었다.
일찍이 유수가 하북의 난리를 평정하고 민심을 안정시키는 것을 도왔고,
유수가 제위에 오른 뒤에는 대장군으로서 적미군을 토벌해 천하에 평화를
가져왔다. 이처럼 그는 공이 적지 않은 인물이었지만 투항한 전력으로
인해 조정 안에서 교활한 대신들의 표적이 되었다.
풍이는 오랫동안 밖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상당한 병력과 권력을 쥐고 있었다.
게다가 유수의 각별한 총애까지 받았으니 다른 대신들의 불만을 살만도 했다.
급기야 풍이가 관중에 주둔하고 있을 때, 누군가 그가 관중에서 세도를 부려
장안령을 참수하고 민심을 농락하며 왕을 자칭한다고 고발했다. 이에 풍이는
불안한 나머지 여러번 사죄문을 올렸다. 하지만 유수는 가벼이 웃어넘길 뿐
그리 괘념치 않았다. 그는 조정의 일부 대신들이 질투심이 강하고 '집안싸움'을
일으키길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의 정무에는 관심이 없고 수시로
유언비어를 퍼뜨려 인심을 어지럽혔다. 그들의 유언비어를 믿으면 풍이처럼
꼭 필요한 인재를 잃고 천하의 인심마저 놓칠 수 있었다. 유수는 풍이를
안심시키는 조서를 하달했다.
"과인과 장군은 의리로는 군신이요, 은혜로는 부모, 자식과 같으니 과인이
무엇을 서운해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소?"
출처 : 인재관리술 인재/쉬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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